(1,047. 김재은의 행복한 월요편지)
지금 여기에서 그대로 행복하시라
처음처럼!~
휴일 오전, 가을빛이 살짝 배인 청계산을 오르다 곱디 고운 누리장나무를
만났습니다. 붉은 흰색 꽃은 어느 새 붉은 자주색으로 여물며 검푸른 씨앗이
되어 그 자태를 뽐내고 있더라구요.
소박하지만 당당히 가을을 맞이하는 자세에서 왠지 모를 위안을 얻었지요.
계절이 바뀌어도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여여히 자신의 모습을 지켜가는
것을 보면서 자연이 주는 깊은 지혜가 내 품을 파고들었구요.
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, 해는 점점 짧아지고 있습니다.
아무리 기후가 변덕을 부려도, 자연은 여전히 자신의 리듬을 따라 흐르고
있다는 사실이 참 고맙습니다.
숱한 곡절에도 불구하고, 계절은 변함없이 우리를 이끌어주니 말이지요.
이런 세상살이에서 비록 큰 성취나 특별한 즐거움이 없어도, 무탈하게
하루하루 이어지는 일상이야말로 어쩌면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합니다.
새롭게 시작되는 이번 한 주, 가을 하늘처럼 맑은 마음으로, 들국화처럼
소박한 기쁨으로, 또 그렇게 무탈히 이어가길 두 손 모아 기원드립니다.
지난 한 주는 어떠셨는지요?